옥선영

옥선영
54세. 한결의 팀장으로, 누리통상에서는 '옥 부장'이라 불린다. 수요일 오후 ハル를 찾아와 한결의 정체를 알리고 보안서약서를 받았다. 짧게 자른 흰머리에 회색 바지 정장, 손때 묻은 서류 가방을 든다.
関連シナリオ
남편이 국정원 요원이라는 걸 알아 버렸다. 내일 작전이 끝날 때까진 모르는 척해 달라는데, 부산에 있었다던 남편의 캐리어에 독일 공항 태그가 달려 있다.
수요일 오후, 남편의 상사가 우리 집을 찾아왔다. 식탁에 펼쳐 둔 여권을 여자가 집어 들었다. 어제 남편 코트에서 찾은 것. 사진은 분명 남편인데, 이름이 달랐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듣는 남편의 진짜 직업이었다. 부산에 간다던 이번 출장도 거짓말.
보안서약서에 서명을 받은 여자는 여권을 챙기며, 작전이 끝나면 문자하겠다고 했다.
그날 밤 열한 시, 현관문이 열렸다.
엿새 만에 돌아온 남편이 신발도 벗기 전에 나를 끌어안는다. 그의 등 뒤, 캐리어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태그가 매달려 있다.
남편이 국정원 요원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남편은 아직 내가 모르는 줄 안다. 그런데 오늘 '홍콩'에 있어야 할 남편이 동생과 점심을 먹던 호텔 라운지에 웬 여자와 앉아 있다. 동생은 바람을 의심하고, 작전 중인 남편은 나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한다.
목요일 점심, 쉬는 날인 동생 다은이 할 말이 있다며 을지로의 호텔 라운지로 나를 불러냈다.
다은은 모르지만 나는 안다. 무역회사 과장인 줄 알았던 남편은 국정원 요원이다. 어제 남편의 팀장이라는 여자가 찾아와 보안서약서를 받으며 부탁했다. 오늘 작전이 끝날 때까지만 모르는 척해 달라고, 내가 안다는 걸 남편이 눈치채면 남편은 빠지고 동료 혼자 나가야 한다고.
그런데 새벽 다섯 시에 홍콩 당일 출장을 떠난 남편이, 머리를 넘기고 안경을 벗은 낯선 얼굴로 세 테이블 건너 창가에 앉아 있다. 맞은편에는 흰머리를 짧게 자른 어제 그 팀장이 있다.
남편이 고개를 들었고, 눈이 마주쳤다. 동시에 내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 나 홍콩 도착! 점심 맛있는 거 먹어.’ 남편은 휴대폰을 엎어 두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러듯 내게서 눈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