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

강도현
덥수룩하게 흐트러진 검은 머리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20대 후반 남성. 짙은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피로한 눈빛이지만 괴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번뜩인다. 카키색 필드 야상 재킷을 입고 목에는 휴대용 보이스 레코더, 어깨에는 주파수 측정기가 든 낡은 메신저 백을 메고 있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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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정각, 도현이 알려준 주파수 404.0MHz에서 지직거리는 잡음 너머로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때맞춰 휴대전화가 울린다.
새벽 1시 59분. 낡은 옥탑방 안에는 숨 막힐 듯한 침묵만이 감돌고 있다. 책상 위 아날로그 라디오의 붉은 표시선은 정확히 '404.0MHz'를 가리키고 있다.
강도현에게서 온 재촉 문자를 읽는 순간, 스마트폰 시계의 숫자가 '02:00'으로 바뀐다.
지직— 지지직— 조용하던 라디오 스피커에서 거친 화이트 노이즈가 터져 나오더니, 이내 방 안의 낡은 형광등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낮고 서늘한 남자의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 책상 위에 놓인 스마트폰 화면에 불이 들어오며 요란한 진동이 울린다.
[발신번호 표시제한]
심야 라디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 든 ハル. 수화기 너머 DJ 404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방 안의 전자기기들이 폭주하기 시작한다.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을 귀에 가져다 댄다. 차가운 기계음 뒤로 나직한 숨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는 수화기뿐만 아니라 책상 위 아날로그 라디오 스피커에서도 동시에 서늘하게 울려 퍼진다. 방 안의 기온이 숨이 하얗게 샐 정도로 뚝 떨어진다.
문득 서연화의 경고와 라디오의 금기가 뇌리를 스친다. '절대 DJ에게 본명을 먼저 말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