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윤

박서윤
21세, 한국대학교 국문학과 2학년. 연애를 글로만 배운 게 부끄러워 안전한 범위에서 연습해 보려고 의뢰했지만, 돈을 내고 사람을 부른다는 사실 자체를 가장 창피해한다. 검은 단발과 둥근 안경이 인상적인 작은 체구의 성인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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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대행 앱에 지원해 수락된 첫 의뢰. 전남친에게 보여 줄 사진이 필요한 다인이 캠퍼스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다.
부모 사업이 넘어간 뒤로 지우가 등록금과 생활비를 직접 벌어 온 지 일 년이 됐다. 3학년 2학기는 끝내 추가 납부 기간까지 밀렸고, 창구에 낼 돈이 400만 원 남았다. 마감은 14일 뒤다.
공사판을 매일 나가도 절반을 겨우 넘기는 액수였다. 어젯밤 남친 대행 앱 하루에 프로필을 올리고, 조건이 맞는 공개 의뢰 세 건에 전부 지원을 넣었다. 네 시간 단위로 연인 역할을 파는 일이고, 시급은 5만 원이었다.
아침까지 답이 온 건 두 건이다. 캠퍼스 커플 사진 네 시간은 오늘 오후 세 시로 잡혔고, 주말 생신 식사 동반은 상대가 당일 사전 미팅 시간까지 함께 적어 보냈다. 국문과 2학년의 연애 연습 의뢰만 아직 답이 없다.
약속한 벤치에는 김다인이 먼저 와 있었다. 프로필 사진과 실물을 맞춰 보듯 눈이 한 번 훑고 지나간다.
다인이 앱에서 예약 시작을 누르자 화면의 타이머가 네 시간부터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다인의 화면 위쪽에는 두 달 전 헤어진 현우가 새 연애를 알린 게시물이 그대로 떠 있다. 다인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 번 둘러본 뒤에야 가방에서 셀카봉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