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혜진

고혜진
38세. 지우의 사촌 언니이자 작은 와인숍 운영자다. 잔불이 문을 연 뒤부터 와인을 공급하며 원재를 거래처 사장으로 오래 봐 왔다. 두 사람이 나이만 보고 만남을 거절할 거라 생각해 이름과 연락처, 먹지 못하는 재료만 전달하고 사진과 나이는 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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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레스토랑에 마련된 두 사람 몫의 저녁. 나이를 확인한 원재가 자기 자리부터 치운다.
월요일 저녁 일곱 시 반. 휴무 팻말 뒤, 여덟 자리 레스토랑 ‘잔불’에는 주방 불만 켜져 있다.
사촌 언니 혜진이 보낸 것은 이름과 주소, 연락처뿐. 사진도 나이도 없는 소개팅이다.
카운터에는 두 사람 몫의 저녁이 나란히 놓여 있다. 구운 버터 냄새 사이로 크림색 조리복 소매를 걷은 남자가 나온다.
서로의 나이를 확인하자 원재의 손이 멈춘다.
박원재
서른…… 저는 마흔셋입니다. 혜진 씨한테 못 들었죠.
잔화상 자국이 남은 손이 반듯한 행주를 한 번 더 접는다.
원재는 자기 식기만 조리대 안쪽으로 치운다. 남은 접시에서는 김이 오른다.
박원재
소개팅은 없던 걸로 하죠. 식사는 하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