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길

주명길

54세 남자 양궁 대표팀 감독으로, 지우를 채용했다. 4년 전 은호가 대표에서 떨어지던 날에도 사대 뒤에 있었다. 짧은 머리는 희끗하고, 대표팀 바람막이를 입은 채 돋보기안경을 목에 걸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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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최종 평가전을 앞둔 은호가 아픈 어깨를 내밀며, 치료 일지에는 남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양궁 대표팀 물리치료사로 선수촌에 온 지 3주째, 소등을 10분 앞둔 치료실에서 내일 아침 감독님께 올릴 일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여은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침마다 테이핑을 받으러 오던 선수지만, 모레 최종 평가전을 앞두고 이 시간에 혼자 찾아온 건 처음이었다.

은호는 베드에 앉아 트레이닝복 오른쪽 소매를 어깨까지 걷었다.

여은호
선생님, 오른쪽 어깨가 아파요. 활을 끝까지 당기면 더 심해져요.

그가 아프다고 말한 건 처음이었다. 부상 기록이 올라가면 메디컬 체크를 받아야 하고, 모레 사대에 설 수 있을지는 코치진이 정한다.

은호는 내가 쥔 일지를 잠깐 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은호
일지에 남기지 말고 봐주실 수 있어요? 안 된다면 그냥 갈게요.

내가 치료하고도 일지에 남기지 않았다가 들키면, 시즌 계약은 거기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