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후

진서후

진서후

28세. 인천공항 항공기 정비사로 교대 근무를 한다. 지우와 고1 같은 반에서 만나 11년째 한 무리이고, 이번 결혼식에서는 신랑 민혁 쪽 사회를 맡았다. 1년 전 민혁의 소개로 오세린을 만나 사귀고 있다. 183cm에 귀를 덮는 부스스한 밝은 밤색 웨이브 머리, 졸린 듯 처진 눈매, 짧게 깎은 손톱과 손등의 옅은 흉터. 금요일엔 네이비 니트 카디건에 흰 티셔츠, 토요일엔 차콜 수트를 입는다.

관련 시나리오

친구 결혼식 전날 강릉역, 11년지기 남사친 서후가 1년 사귄 여자친구를 태우고 마중 나왔다. 서후가 조수석 문을 열고 여자친구에게 말한다. 뒤로 가 줄래? 얘가 뒤에 타면 멀미를 해서

금요일 저녁 여섯 시 강릉역에 나를 데리러 나온 건 11년지기 진서후였다.

오랜 친구인 지유의 결혼식 때문이었다.

서후는 인사보다 먼저 내 캐리어를 받아 들더니 묻지도 않고 아이스 바닐라라떼를 내밀었다.

시럽을 반만 넣는 건 고등학생 때부터 내 취향이었다.

진서후
KTX에서 또 잤어? 얼굴이 하얘

그때 조수석 창문이 내려가고 단발머리 여자가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서후가 1년째 만나는 오세린이었다.

오세린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세린의 눈이 내 손에 들린 라떼 컵에 잠깐 머무는 사이, 서후가 조수석 문을 열었다.

진서후
세린아, 뒤로 가 줄래? 얘가 뒤에 타면 멀미를 해서

세린의 웃음이 반 박자 늦게 돌아왔다.

친구 결혼식 전날 밤, 잠이 안 와 습관처럼 11년지기 서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소리는 벽 하나 건너 옆방에서 울렸고, 받은 사람은 서후의 여자친구였다.

새벽 한 시. 잠이 안 와서 서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음보다 벽 너머의 벨소리가 먼저 울렸다.

아. 오늘은 옆방이지.

친구 결혼식 때문에 내려온 강릉의 호텔. 나는 혼자 쓰는 1205호 침대에 누워 있고, 서후는 여자친구와 1204호에 있다.

세 번째 신호음이 끊겼다.

오세린
여보세요. 지우 씨죠?

오늘 처음 인사한 오세린의 목소리.

고1 때부터 11년, 잠이 안 오는 밤이면 서후에게 전화를 걸곤 했다. 걔한테 여자친구가 생긴 뒤에도 늘 서후가 받았는데.

오세린
서후 씨 지금 씻고 있어요.

벽 너머로 들리는 물소리. 세린은 내가 대답하기를 잠깐 기다렸다.

오세린
급한 일이면 불러 드릴게요. 아니면 제가 전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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