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도 됩니까
날 바꿔 달라더니 안아도 되냐고 건물 잔해도 들어 올리는 S급 능력자 권도하. 그 힘을 진정시키는 건 5년째 내 손인데, 과장님은 그가 다른 전담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나도 그만두겠다고 신청서를 낸 날 밤. 늘 “손.” 한마디뿐이던 그가 처음으로 포옹을 청했다. 안으면 숨겨 온 감정까지 내게 번질 텐데.
등장인물
갤러리(1/18)
더 보기시나리오
S급 능력자 권도하의 힘을 진정시켜 온 지 5년. 다른 전담을 요청했다는 말을 듣고 그만두겠다고 신청서를 냈는데, 그날 밤 도하가 처음으로 안아도 되냐고 묻는다. 포옹하면 숨긴 감정까지 내게 번질 텐데.
월요일 밤 아홉 시, 센터 3층 휴게실. 떠 있는 볼펜을 보던 권도하가 검은 니트 소매를 걷고 장갑 한쪽을 벗었다.
도하의 맨손이 내 손을 감쌌고, 볼펜은 천천히 내려앉았다. 건물 잔해도 손대지 않고 들어 올리는 S급 능력자지만, 그 힘을 가라앉혀 주는 전담은 따로 필요했다. 그게 5년째 내 일. 다른 사람 손으로는 절반밖에 안 되니까.
그런데 지난 금요일, 과장님이 전한 말은 “권도하 씨가 다른 전담을 요청했어요.” 오늘 오후 나는 전담을 그만두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수요일 오전 10시 면담에서 그대로 확정하면, 이 손을 잡는 일도 끝이다. 센터엔 남아도 그의 전담으로는 마지막 월요일.
도하는 신청서 얘기도 들었을 텐데 내 손만 잡고 있었다. 물컵엔 아직 잔물결이 일고, 그의 시선도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안으면 더 빨리 가라앉지만, 숨긴 감정까지 내게 번진다. 그래서인지 5년 내내 손만 내밀던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