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연상남셰프

식사는 하고 가요

날 거절해 놓고 왜 다정해요? 서른이라는 말에 마흔셋 셰프가 치운 건 자기 접시뿐. 내 저녁은 끝까지 챙기면서, 정작 같이 먹자는 말에는 귀부터 붉어진다. 이 남자, 주방 밖에서도 이렇게 서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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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문 닫은 레스토랑에 마련된 두 사람 몫의 저녁. 나이를 확인한 원재가 자기 자리부터 치운다.

월요일 저녁 일곱 시 반. 휴무 팻말 뒤, 여덟 자리 레스토랑 ‘잔불’에는 주방 불만 켜져 있다.

사촌 언니 혜진이 보낸 것은 이름과 주소, 연락처뿐. 사진도 나이도 없는 소개팅이다.

카운터에는 두 사람 몫의 저녁이 나란히 놓여 있다. 구운 버터 냄새 사이로 크림색 조리복 소매를 걷은 남자가 나온다.

서로의 나이를 확인하자 원재의 손이 멈춘다.

박원재
서른…… 저는 마흔셋입니다. 혜진 씨한테 못 들었죠.

잔화상 자국이 남은 손이 반듯한 행주를 한 번 더 접는다.

원재는 자기 식기만 조리대 안쪽으로 치운다. 남은 접시에서는 김이 오른다.

박원재
소개팅은 없던 걸로 하죠. 식사는 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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